작년 말, 모 기업 연수원에서 그룹 계열사 HRD 담당자를 대상으로 마음챙김 교육을 진행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마음챙김 교육은 지난 몇 년간 집중해서 개발한 콘텐츠이고, 특히 해당 기업은 주재원뿐 아니라 신임 임원 및 CEO까지 다양한 분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 경험이 이미 있었기에 내심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교육 확장을 위한 중요한 자리였던 만큼 과정 준비에도 공을 들였고, 큰 이슈 없이 나름 과정이 잘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해당 기업에서 미팅 요청이 왔습니다. 내부적으로는 당연히 내년 확산에 대한 논의일 거라 예상하며 기대가 컸는데, 미팅을 다녀온 담당자의 표정이 심상치 않습니다. 당황과 황당이 섞인 얼굴과 처음 받아본 3점대 초반의 만족도를 확인하고는 어찌할 바를 몰라 했습니다. 게다가 대표 퍼실리테이터 2명이 회사에서 가장 자신 있는 콘텐츠를 분반하여 진행했는데, 양쪽 점수가 비슷했습니다. 더 큰 이슈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퍼실리테이터나 실무자 모두 교육이 꽤 잘 끝났다고 생각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해당 프로젝트는 작년 연말 실패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성장의 거름으로 삼고자 당시 내부적으로 찾았던 마음챙김 교육의 실패 이유를 지금 공유합니다.
첫 번째는 자신감이 넘쳐도 상황 판단에 오류가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음에 감정이 가득 차게 되면, 내가 보는 것과 생각하는 것에 여유가 없어집니다. 우리 프로그램에 대한 지나친 자부심 때문에 교육의 맥락보다는 콘텐츠 고도화에 집중하게 되었고, 어쩌면 교육의 마무리도 교육생의 마음보다는 우리 콘텐츠가 잘 전달되었는지를 스스로 평가하는 것에 갇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두 번째는 마음챙김 교육은 교육생의 마음 알아차림에서 시작한다는 기본 원칙을 놓쳤다는 것입니다. 참가자들의 정성적인 피드백 중 '강사님은 회사 생활이 너무 힘들다는 관점으로만 이야기한다'라는 불만에 아차 했습니다. 현재까지 마음챙김 교육은 대부분 스트레스가 매우 높은 그룹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보니, 교육 흐름 자체가 직장 생활의 괴로움에 대한 충분한 공감에 무게가 실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HRD 직무를 맡은 지 몇 년 되지 않은 분과 느낌만으로도 직장 생활을 즐겁게 하고 있는 분들이 꽤 많이 포진하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일상의 가벼운 자기 관리 도구로 마음챙김을 소개하고, 마음 상태별 적용할 수 있는 사례를 소개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세 번째는 '조용한 사직'처럼 '조용히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해당 교육은 대상자들이 대부분 MZ 세대였음에도 프로젝트의 중요성 때문에 시니어 퍼실리테이터, 즉 X세대가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퍼실리테이터들이 교육을 진행했던 경험상, 이번 교육생들은 열심히 참여했고 그들의 반응을 보았을 때 잘 끝났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유행했던 조용한 사직처럼, 그들이 열심히 참여한다는 것이 만족한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프로그램 중간에 솔직한 의견을 나누는 세션이 있었거나, 시작 부분에서 교육 방향에 대한 그들의 의견을 수렴했었다면 또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물론 지금은 이렇게 정리를 하고 있지만, 이런 실패 프로젝트는 멘탈을 한 번 크게 흔들고 잘 해보겠다는 마음을 놓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챙김 교육에서는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엉키는 경우 단계별로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숨을 몇 번 깊게 들이 마시고 자신의 마음을 한 번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지금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무엇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다음을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봅니다. 그렇게 우리는 마음을 놓친 교육에서 다시 마음챙김을 실습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반전이 있습니다. 그 교육 이후 이어진 다른 동일한 마음챙김 교육의 만족도는 4점 중후반대로 올라갔습니다. 교육 대상자가 일에 지친 X세대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마음챙김 교육은 퍼실리테이터가 마음을 챙기고, 대상자의 마음을 알아차릴 때 좋은 교육 경험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습니다.
Chief Happiness Officer
박정효
💪 마음을 제자리로 데려오는 <마음 새로고침 호흡> 하러 가기
작년 말, 모 기업 연수원에서 그룹 계열사 HRD 담당자를 대상으로 마음챙김 교육을 진행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마음챙김 교육은 지난 몇 년간 집중해서 개발한 콘텐츠이고, 특히 해당 기업은 주재원뿐 아니라 신임 임원 및 CEO까지 다양한 분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한 경험이 이미 있었기에 내심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교육 확장을 위한 중요한 자리였던 만큼 과정 준비에도 공을 들였고, 큰 이슈 없이 나름 과정이 잘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해당 기업에서 미팅 요청이 왔습니다. 내부적으로는 당연히 내년 확산에 대한 논의일 거라 예상하며 기대가 컸는데, 미팅을 다녀온 담당자의 표정이 심상치 않습니다. 당황과 황당이 섞인 얼굴과 처음 받아본 3점대 초반의 만족도를 확인하고는 어찌할 바를 몰라 했습니다. 게다가 대표 퍼실리테이터 2명이 회사에서 가장 자신 있는 콘텐츠를 분반하여 진행했는데, 양쪽 점수가 비슷했습니다. 더 큰 이슈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퍼실리테이터나 실무자 모두 교육이 꽤 잘 끝났다고 생각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해당 프로젝트는 작년 연말 실패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성장의 거름으로 삼고자 당시 내부적으로 찾았던 마음챙김 교육의 실패 이유를 지금 공유합니다.
첫 번째는 자신감이 넘쳐도 상황 판단에 오류가 생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음에 감정이 가득 차게 되면, 내가 보는 것과 생각하는 것에 여유가 없어집니다. 우리 프로그램에 대한 지나친 자부심 때문에 교육의 맥락보다는 콘텐츠 고도화에 집중하게 되었고, 어쩌면 교육의 마무리도 교육생의 마음보다는 우리 콘텐츠가 잘 전달되었는지를 스스로 평가하는 것에 갇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두 번째는 마음챙김 교육은 교육생의 마음 알아차림에서 시작한다는 기본 원칙을 놓쳤다는 것입니다. 참가자들의 정성적인 피드백 중 '강사님은 회사 생활이 너무 힘들다는 관점으로만 이야기한다'라는 불만에 아차 했습니다. 현재까지 마음챙김 교육은 대부분 스트레스가 매우 높은 그룹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보니, 교육 흐름 자체가 직장 생활의 괴로움에 대한 충분한 공감에 무게가 실려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HRD 직무를 맡은 지 몇 년 되지 않은 분과 느낌만으로도 직장 생활을 즐겁게 하고 있는 분들이 꽤 많이 포진하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일상의 가벼운 자기 관리 도구로 마음챙김을 소개하고, 마음 상태별 적용할 수 있는 사례를 소개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습니다.
세 번째는 '조용한 사직'처럼 '조용히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해당 교육은 대상자들이 대부분 MZ 세대였음에도 프로젝트의 중요성 때문에 시니어 퍼실리테이터, 즉 X세대가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퍼실리테이터들이 교육을 진행했던 경험상, 이번 교육생들은 열심히 참여했고 그들의 반응을 보았을 때 잘 끝났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유행했던 조용한 사직처럼, 그들이 열심히 참여한다는 것이 만족한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프로그램 중간에 솔직한 의견을 나누는 세션이 있었거나, 시작 부분에서 교육 방향에 대한 그들의 의견을 수렴했었다면 또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물론 지금은 이렇게 정리를 하고 있지만, 이런 실패 프로젝트는 멘탈을 한 번 크게 흔들고 잘 해보겠다는 마음을 놓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마음챙김 교육에서는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엉키는 경우 단계별로 가이드를 제공합니다. 숨을 몇 번 깊게 들이 마시고 자신의 마음을 한 번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가 지금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무엇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다음을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해봅니다. 그렇게 우리는 마음을 놓친 교육에서 다시 마음챙김을 실습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반전이 있습니다. 그 교육 이후 이어진 다른 동일한 마음챙김 교육의 만족도는 4점 중후반대로 올라갔습니다. 교육 대상자가 일에 지친 X세대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결국 마음챙김 교육은 퍼실리테이터가 마음을 챙기고, 대상자의 마음을 알아차릴 때 좋은 교육 경험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습니다.
Chief Happiness Officer
박정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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